다인 이야기/소소한 일상

20071128 - 수술이 무사히 잘 끝났어요..

네보 2007. 11. 28. 12:22

어린이전문병원이라 그런지 어제 코디네이터가 와서 수술과정을
그야말로 그림책처럼 다 설명해주더라는...
전신마취를 해야하니까 그게 젤 걱정됐었는데, 수술실 가기 30분쯤 전에
미리 졸리는 약을 먹인다고! 게다가 아기가 좋아하는 맛이 어떤거냐면서
딸기맛, 초코맛, 바닐라맛이었나? 3가지인가 중에서 선택하라고~ 

이걸 먹으면 약간 몽롱~한 상태에서 수술실로 이동하게 되고
마취할 때도 좋아하는 향을 고를 수 있고, 마취하기전까지 좋아하는 음악이 있으면
그걸 틀어준다고~ 정말... 대단하다 ^__^
심지어 수술실로 이동하는 경로까지 미리 답사시켜줘서 아빠가 다녀왔다..

근데 거의 20분? 30분?을 설명듣고나니, 어제 입원수속할 때도 느꼈지만
일본어 못하면 정말 병원도 입원 못시키겠더라는..
읽어둬야 하는 서류도 많았지만, 써서 제출해야 하는 서류도 만만치 않았었다~
아기니까 먹는거, 자는거, 배변간격, 성격, 버릇, 좋아하는 놀이 등등
별거별거를 다 적어줘야 해서 미리 작성하느라 진땀났었는데
그거 외에도 면회증, 병실사용, 주차증 신청 등등 복잡시러워서 어디 --;;;

암튼! 아무리 말못하는 아기라도 수술한다는 사실은 미리 얘기를 해주라고 해서
찬찬히.. 설명을 약간 해줬다.. 정말로 이젠 수술을 받는구나~~~
 
미리 얘기를 해줘서 그런가? 아침에 일어나 밥도 안주는데
얌전히~ 의자에 앉아서 어린이프로 보고 보채지도 않고 ㅜ.ㅜ

그렇다고...... 얼굴을 찌그러뜨리면 안되지? ㅎㅎ

원래 수술이 1시 예정이었는데 12시반으로 변경되었다..
전날 9시부터 아침 8시까지는 우유만, 11시까지는 물, 스포츠음료만 마실수 있어서
안쓰럽게스리 물만 먹이려니.. 가슴이~ 걍... ㅠ.ㅠ

그나마 물도 2컵 정도만 마시고 12시까지 계속 버티다가 잠오는 약을 먹었다.
근데 금방 몽롱~해질 줄 알았더니 생각보다 빠릿빠릿해서 수술실에 혼자 
들어갈 수 있으려나 걱정~~~ 넘 많이 울면 엄마가 수술실에 같이 들어갈 수 있다해서
상태를 보고 있었는데, 12시반쯤 수술실로 이동할 때는 눈이 살짝 풀리고
실실~ 이뿌게 웃어대면서 앞으로 자꾸 꼬꾸라지더라는..
그 모습이 귀엽기도 해서 웃으며 갔는데 막상 수술실로 혼자 들어가는걸 보니
진짜..... 차라리 내 생살을 찢는다고 해도 그게 낫지,
다시는 그런 모습을 보고싶지 않다~ 아프지말아라.. 다인아..

수술은 2시간쯤 걸린다고 하더니 좀 늦어져서 3시쯤 끝났다..
아직 마취가 안풀려서 자고있지만 갑자기 팔을 휘두르거나 소리지를수 있다고
마취풀리면서 보이는 증상이라고... 이때까지 다들 점심도 못먹고 기다리고 있어서리
외할머니와 아빠가 식사하러 가신 동안 손잡고 옆에 있었는데, 간호사가 들어와서
들썩거리고 가니까 꿈틀거리다가 깨서 울기 시작!!

쉰 목소리로 울면서 아파아파... 하길래 얼른 간호사 호출해서
일어나서 아프다고 했다고.. 조치 좀 취해달라 했더니 정말 아프다고 했냐고?
이사람이~ 그럼 내가 뻥을 치나? 순간 확~ 짜증이 올라와서 뭐라하려다 진정하고,
수술후 통증을 호소하면 알려달라 하지 않았냐? 애가 아프다고 지금도 우는데
가라앉혀줘야 하지 않겠냐고 했더니 좌약으로 된 진통제를 넣어줬다는..

어제도 마취과 검진전에 채혈할 때 초짜 간호사가 계속 실패해서 몇번을 찌르고
결국은 베테랑 간호사가 다른 팔에서 한번에 뽑아서 끝냈던지라
양팔에 자국 남고 엄청 울리더니....

일본 간호사들 실력 엄청 좋던데(채혈할땐 무조건 한방~ 신기에 가깝던데!)
하필 수술전날 초보 실습시켜준 꼴이 되서 흰옷 입은 사람만 보면 울고, 
팔에 손만 대도 자지러지게 해놔서리 약간 심기가 불편했는데
왜이리 어제오늘 젊은 간호사들이 자꾸 성질을 건드리는건지... 
한국이었으면 진짜 진상이란게 어떤건지 함 보여줬을텐데
이미지 버릴까봐 꾹꾹 참았다는... 나도 성질 많이 죽었다 --;;;
시스템도, 시설도, 스텝도 정말 훌륭한데 꼭 한두명이 문제라니깐~

암튼 진통제 투여받고나서는 거의 2시간을 꼬박~ 잠만 자더니,
이후론 계속 자다깨다 비몽사몽~ 두어시간 간격으로 확인차 들어오는 간호사도 있어서
덕분에 나도 거의 밤 꼴딱 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