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인 이야기/소소한 일상

20110316 - 버스타고 아키타 공항으로 이동중에...

네보 2011. 3. 16. 12:45


짐싸느라 3시 넘어서 잤는데 일찍 눈이 떠졌어요.
일어나보니 저렇게 눈이 하얗게~ 쌓였네요. 어제 전기가 안들어왔으면
밤새 얼마나 추위에 떨면서 잤을까? 새삼 전기의 고마움을 다시한번!!
전기장판에 에어컨 빵빵하게 틀어놓고 오랜만에 따뜻한 방에서 푹~ 잤지요.


먹을거랑 부탄가스 등등 챙겨서 아빠 연구실에 가져다주고,
공과금이랑 카드결제금액 빠져나가라고 은행하고 우체국에 돈 넣어놓으려면
서둘러서 준비해야겠다!!!
비와 섞인 눈이 계속 많이 내리고 있었어요..
언제쯤 다시 이 곳으로 돌아올 수 있으려나?? 기분이 별로 좋지는 않네요.


영사관에 도착하니 사람들이 많이 줄어있었어요. 갈 사람들은 대충 다 떠난 듯..
1시 출발 예정인데 고속도로가 막혀있어서 국도로 가게되면 아키타까지 8시간 정도
걸린다고 해서 걱정했는데, 다행히 영사관에서 마련한 외국인 수송차량이라
긴급차량취급을 받을 수 있어 고속도로로 갈 수 있다고 하네요.
영사관에서 마련한 따뜻한 점심을 먹고 어린아이 있는 가정을 우선으로 버스에 탑승.
눈이 엄청 쏟아지다가 출발할 무렵에 그치기 시작했어요.
버스 타려고 기다릴때 코트의 모자를 쓰지 않고 있었더니
어떤 분이 지금 이 눈과 비에 뭐가 들어있는지 모르냐면서 얼른 모자 쓰라고~
그 말을 들으니 정말 서글프다 ㅠ.ㅠ

일본사람으로 보이는 할아버지가 할머니, 젊은 여자분(며느리? 딸?)과 손주를 태우고
버스밖에서 손흔들고 계시는데... 순간 가즈미네가 겹치면서 괜히 한번 더 쳐다보고
볼때마다 왠지 우울하고 가슴이 먹먹해지고... ㅠ.ㅠ

버스안에는 가면서 먹으라고 영사관에서 마련해 준 음료수와 초코파이가
저렇게 상자채 쌓여있었어요. 어떻게 구했을까? 신기~ 


1시 20분에 출발한 차량은 검문소와 텅텅 빈 고속도로를 지나 휴게소에 도착했습니다.


가이드분 말씀으로는 어제 버스 20대가 니가타로 갔는데 전부 중국사람들..
거의 1900여명 정도가 어제 하루만에 니가타로 이동했다고 하네요..
기름이 구하기 힘든 이때 어떻게 버스 20대나 수배했을까? 정말 대단!!
우리가 탄 버스도 기름이 달랑달랑~ 고속도로 안의 주유소에도 기름 없는 곳이 많다면서
버스 운전기사분이 걱정하셨는데... 다행히도 한번에 꽉 채울 수 있었어요.

휴게소에 잠시 정차했을때..... 그 넓은 주차장을 꽉 채운 저 구급차와 소방차들...
그야말로 전국 각지에서 온 차들이더라구요. 번호판이 오이타, 사이타마 이런거 --;;;
물건은 좀 부족했지만 우유와 음료수 등등을 휴게소에서 팔더라구요.
아무렇지도 않게 돈만 내면 살 수 있는게 어찌나 어색하던지...
요 며칠사이에 정말 너무 많은 일들이 일어났어요..


오랜만에 먹을수 있었던 딸기맛 우유...
약 4시간후 5시쯤 아키타역에 도착했어요. 아이리스로 유명해져서인지 간판이 주루룩~
어제 급하게 며칠동안 묵을 호텔을 잡아놨는데 역에서 좀 떨어진 곳인데다
눈보라도 꽤 심해서 택시타고 이동... 이렇게 오고 싶진 않았는데 ㅠ.ㅠ

안흔들리는 곳에서 멀쩡히 먹을거 사고, 밖에서 라면 사먹고...
6일만에 펑펑~ 쏟아지는 물로 그동안 쌓인 때를 벗겨냈어요~
다인양도 어찌나 신나하던지... 따뜻한 물이 이렇게 기분 좋을 수가!!
이런게 6일만이라니.... 아직 믿겨지지가 않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