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319 - 길고도 짧았던 시간을 보내고 한국으로...
3/17일
오랜만에 맛보는 야채들과 신선한 유제품으로 시작하는 아침식사..
이게 며칠만에 먹어보는 제대로 된 식사인가??
아침 먹고 아빠가 잠시 외출한 사이 뉴스를 봤는데 점점 심각해지네요.
눈보라가 어찌나 심한지 다인양과 엄마는 방콕~
한참후 돌아온 아빠는 완전 홀딱 젖은데다 눈사람처럼 됐어요 ㅎㅎ
원래는 오늘이 유치원 종원식이었는데... 다들 무사할까요?
3/18일
아령이네도 니가타에서 출발한다고 하네요. 엊그제 영사관에 버스 있다고
재입국허가 받아서 얼른 버스 타라고 했는데 공항에서 표를 구할수 있었나봐요.
미리 예약해 놓은 호텔에서 목욕이라도 하고 가려고 했더니
갑자기 비행기가 커다란 걸로 바뀌어서 좌석이 남았대요..
그래서 우리도 공항 그냥 가보라고.. 큰 비행기 떴을지 모르니까
오늘 한국에 갈 수 있을지 모른다고 하더라구요..
센다이에 있는 자국민 대피령을 내리긴 했는데... 전세기를 띄운게 아니라
걍 커다란 비행기를 보내주기만 했어요 ㅠ.ㅠ 표는 자기돈으로 사고..
게다가 표값은 천정부지로 올랐구요..... 왕짜증~~
아무튼 아령이네도 한국으로 갔으니 그나마 안심이 되네요..
그래도 아키타라 좀 낫지 않을까 싶었는데 여기도 물자부족이예요.
신선식품과 주먹밥 같은건 품절인 경우가 많아요.
그리고 기름 사려면 길게~ 줄을 서구요..
호텔안이 시끌시끌해서 뭔일인가 했더니 아키타방송뉴스로 나오더라구요.
100여명이 한꺼번에 아키타에 도착했는데 시청에서 호텔 잡아달라고 난리~
전기 통하면 인터넷도 되고 전화도 되는데 호텔은 예약하고 오지,
왜 시청가서 엄한 직원들 잡고 있는지 모르겠네요.
그래선지 누군지 모르겠지만 방 2개를 마주보게 잡고선
문 열어놓고 어찌나 뛰어다니고 떠들고 난리인지... 완전 민폐..
드디어 우리도 출발입니다...
일찍 일어나 아키타에서의 마지막 아침식사를 했어요.
호텔 꼭대기에 있던 식당이었는데 잠시 지진으로 흔들려서
순간 온몸의 솜털까지 바짝 곤두서는 느낌 --;;;;;;;
바람이 꽤 차고 기온도 낮아요. 호텔 옆 정류장에서 공항버스를 탔는데
이게 신의 한수였어요. 아키타역에서 타는 사람이 어찌나 많은지
결국은 다 못타서 다음차를 탈 수밖에 없더라구요.
역에서 먼 호텔이라 좀 불만스러웠는데 이땐 오히려 감사~
버스 안에서 전에 영호네서 만난 지상이네도 만났지요.
여기는 아키타공항... 그 좁은 공항이 정말 북적북적~
임시로 재입국허가 내주느라 공항직원도 정신없고, 사람도 정신없고..
이런걸 아는지 모르는지... 다인양은 PSP 삼매경입니다 ^^
비행기가 커진건지 여기도 뒤쪽에 좌석이 꽤 많이 남아 있었어요.
그래서 지상이네도 원랜 낼 출발이었는데 오늘로 날짜가 변경되었다고 하더라구요.
바람이 불어선지 비행기는 많이 흔들리긴 했지만 드디어 하늘에 안착~
드디어 떠나는구나....... ㅠ.ㅠ
다인양은 기내식 나오기전까지 뭐라뭐라 계속 중얼거리더니만 결국 푹~ 잠들어버렸어요.
도착할때까지 그냥 계속 잠만 자더라구요...
나름 얼마나 힘들고 피곤했을까? 싶었어요.
드디어 도착한 인천공항... 1시25분 출발 4시 20분 도착..
하지 않을까? 싶었던 방사능 검사는 안하는군요..
짐나오는 시간이 걸려 늦게 나오니 멀리 마음졸이던 가족들이 보이네요.
기내식 못 먹어서 배고플까봐 음료수랑 주먹밥 사서 먹이고
먹는거 기다렸다가 할아버지댁으로 출발했어요.
이모할머니네가 와계셔서 북적하게 밥 해먹고 치우고...
이렇게 한국도착 첫날은 지나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