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보 톡톡/천리안 다이어리

먼지쌓인 사진들...

네보 2003. 1. 23. 11:57


어렸을때의 사진들은 어쩜 그렇게 앨범에 정갈하게 꽂혀져 있는지..
책장에 꽂혀있는 두툼하고 묵직한 앨범을 보면 왠지모를 부담감에 꺼내보기도 힘들곤 했었다.
중학교때까지는 엄마가 사진을 정리해주셨었는데,
고등학교 들어가면서부터 앨범에 하나씩하나씩 내손으로 직접 꽂기 시작했다가,
대학교 들어가서는 찍기만 하고 절대 정리안하게 되었다.

워낙에 천성이 게으른지라(ㅠ.ㅠ 다음번엔 꼭 코알라로 환생해야쥐~)
찍고 비닐째 쌓아놓고 또찍고 쌓아놓고 하다가
몇달전에 연도별, 날짜별로 순서만 맞춰놓고 말았다.
근디 어언 10여년간의 사진을 걍 쌓아놓기만 한 것이라는 엽기적인 --;;

가만히 사진들을 보면 디카로 찍어놓은 이미지파일과는 다른 느낌이다.
순서대로 이름붙이고 날짜별로 정리하기 편한 이미지파일과는 달리
한번 잘못 꽂아놓으면 처음부터 다시 꽂아야하고, 내가 원하는대로 정리할 수 없는 사진들을 보면
고집스럽다고나 할까? 나름대로 의지가 있다고나 해야할까?

사람의 기억이라는 것은 날짜순으로 차곡차곡 쌓이는 것이 아니라
기억하고 싶은 것, 인상깊었던 것, 충격적이었던 것 등등으로
내 의지와는 무관하게 여기저기 쌓이는 것은 아닐까나...?

암튼 여기저기 쌓이는 것도 나쁘진 않다. 나중에 쭉~ 훑어보면 나름대로 정리되니까..
(ㅋㅋ.. 사진 정리하기 귀찮아서라곤 절대 말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