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다인 이야기/소소한 일상

20110314 - 오늘은 결혼 7주년 기념일입니다 ㅠ.ㅠ

by 네보 2011. 3. 14.


오늘 아침 배식은 오니기리 1개, 건빵과 바나나 가족당 1개씩..
별거 아닌거 같아도 이것도 없어서 못먹는다는~ 줄 엄청 늘어서요...
게다가 오늘은...... 결혼 7주년 기념일 ㅠ.ㅠ
우리 결혼기념일은 대체 매년마다 왜 이러는건지.. 푸닥거리라도 함 해야하는건지..
새벽에도 계속되는 여진에 눈을 뜨니 6시 50분. 자려다자려다 못자고
결국은 일어나서 집 구석방을 청소하기 시작했어요..
아직도 남아있는 지진의 흔적~ 전등 안떨어지길 다행이지 쯥...


8시반쯤 다인양이 일어나서 얼른 시내로 나갈 준비~ 빵으로 아침 때우고 서둘러 나가보니
아앗....... 시내는 정말 아무일 없던 것처럼 차도 건물도 멀쩡하네요 ㅠ.ㅠ
10시반부터 시내 주유소앞에 기름 넣으려는 차로 길게 늘어서 있었고,
잘 몰라서 중간에 들어가도 되는줄 알고 들어갔다가 어찌나 뒤에서 난리던지
끝줄로 다시 이동... 길고 지루한 기다림이 시작되었어요.
거의 움직이지 않는 차량... 차안에서 그동안 못했던 안부전화 열심히 해대고,
기다리다 바로 앞 편의점이 문을 열거 같아서 기다린 끝에 오차와 음료수 획득~
먹을거 건전지 부탄가스 등등은 아예 없다는! 그동안 차는 한 10m 움직였나??

이건..... 건너편 중국식당에서 뭘 파는거 같길래 얼른 뛰어가서 줄서서 기다려 사온 만두...
한참~~ 줄서서 물만두 2팩, 야끼만두 2팩을 사왔는데 평상시에 속은 안먹고 껍데기만 먹더니
따끈따끈 김 모락모락 만두...라 그런건지 배고픈건지 다인양이 얼마나 허겁지겁 잘 먹던지~  


멀쩡한거 같아도... 곳곳의 건물들이 많이 갈라졌어요....
낮동안은 화창하더니 오후 들어서 하늘이 컴컴해지기 시작.. 오늘 저녁엔 전기가 들어와야할텐데..
기다리다 주유소 앞에 거의 도착했는데 어떤 여자분이 끝났다고 해서 완전히 황당~
3시간을 기다렸는데!!!!!!!!
빠져나가는 차도 있었지만 일단 참고 기다리기로 하고 주유소에 뛰어가서 물어보니
아직 괜찮다고 해서 또 기다리길 2시간... 주유소가 보일때쯤 끝났을까봐 어찌나 조마조마했는지..
드디어 3시쯤 4천엔어치 기름을 살 수 있었어요~ 왕 기쁨!!!!!!
평소엔 L당 148~150엔이더니만 오늘은 160엔.... 흐..... 엄청 남겨먹는구나~


보기만해도 조마조마한 건물.....
학교쪽에 차 세우고 슬슬 상점가로 이동했는데 역시 불꺼지고 창문 깨지고 난리..
겉으로 볼땐 멀쩡했는데 자세히 보니 여기저기 난리였어요..


상점가 지나가다 발견한 한그릇 200엔짜리 수제카레!
재해입은 사람들을 위해 무리해서 만들고 손해보고 파는 가게사람들..
20개 한정이었지만 얼마나 힘들게 만들었을까~
자신들 집과 가게도 엉망진창일텐데 어려울때 도와야한다고
일부러 나와서 음식만들어 파는 분들을 보며 잠시 숙연...
시내에 나오니 규탕과 밥 세트도 파는 곳이 있어서 얼른 사놨어요.

그러다가 서진엄마한테 전화를 받았어요.
유진이네 오늘 한국으로 떴고, 자기들도 수요일에 하네다에서 출국한다고..
유키네와 가즈미네도 후쿠시마 공항에서 출국할 예정인데 안갈거냐고..
어제 집근처에서 봤을때 짐챙기러 왔을텐데 아무 얘기도 안하고 가서
약간 섭섭..... 연락 안되면 문자라도 남기고 가지... 언제 또 볼 수 있다고.. 

슬슬 어두워지기도 해서 다시 집으로 귀가~
밝은 상점가에 있다 오니까 우리집 근처가 어찌나 더 컴컴하게 느껴지던지..
아... 아직도 전기는 복구되지 않았구나.. 시내는 환한데 ㅠ.ㅠ
시내에서 살걸 외곽지역에 살아서리 더 쓸쓸하게 느껴졌어요.

사온 것들로 대충 저녁 챙겨먹고, 다인이는 카레에, 집에서 김싸서 밥도 먹고
응가도 시원하게 한판하고 기분이 좋았는데 엄마아빠는 우울...
이게 대체 언제쯤 끝나려나~ 너무 걱정스럽다~

저녁때 대피소에 갔다가 아령이네를 만나 기름 넣은 얘기랑 유진이네 얘기하면서
또 걱정이 한아름~ 아령이네도 차에 기름이 거의 없다는데...
우울한 기분에 이끌려서인가?
비도 슬슬 내리기 시작하고 급수차에서 물뜨는데 1시간씩 걸리니
점점 앞날이 암담하게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