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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인 이야기/소소한 일상

20110627 - 피곤해요? 그럼 코~ 자야지?

by 네보 2011. 6. 27.

일본이었으면 한참 유치원엘 다니고 있었을 다인양,
아빠 거취가 결정될 때까지 임시로 할아버지댁에 살고 있었던지라
당장 이사갈 수도 없어 자기 장난감도, 책도, 친구도 없이 지내는게 안쓰러워서
근처 어린이집에 다닐래? 하고 물어보면 싫다고 했거든요.
싫다는걸 억지로 보낼 수 없어서 그냥 기다리고 있었는데
이번에 아프고 난 후에 마음의 정리가 된거 같아요..

이젠 일본에 돌아갈 수 있다는 생각을 완전히 접은 것 같습니다.
동경에서 집을 구할때 다인이와 함께 가서 의사 물어보고 결정하고,
집앞의 유치원을 보여주면서 앞으로 네가 여기 다닐꺼야~ 라고 말해줬었는데..
이젠 그게 불가능하다는 걸 알아버렸나봐요. ㅜ.ㅜ

마음을 결정하고 나서는 일사천리로 진행되네요..
비어있는 자리가 있을까? 생각했더니.. 완전 럭키!
아파트 단지 안의 어린이집에 자리가 있다네요..
13일에 다인이와 함께 어린이집 구경갔다가 바로 등록하고 왔어요 ^^
그래서 14일부터 어린이집에 다니게 되었습니다~~


한글도 못떼고 와서 어린이집 생활에 적응할까? 걱정했었는데
나름 잘 지내나봐요... 일주일 후 선생님 면담할 때 얘기를 들어보니
친구들이 넘 적극적으로 덤벼들어서 다인이가 곤란해 한대요~
가만히 앉아서 혼자 놀고싶은데 친구들이 자꾸 끌고다니면서 뭐하자고 한다고..
친구들을 싫어해서 그런건 아니고, 일본식의 교육을 받아서 터치를 잘 안하고
남에게 간섭을 안하는 건데 쌀쌀맞게 비춰질 수 있으니
친구들이 오해하지 않도록 설명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얘기했어요.


이런저런 미술교육을 많이 하는 어린이집이예요..
공부보단 체험활동과 놀이를 더 많이해서 유치원과의 중간 단계로서 좋을거라고..


저 티셔츠도... 어린이집에서 직접 염색한 옷이랍니다~~ ^^


오랜만의 단체생활..... 피곤한가봐요~


저녁준비하는데 조용해서 보니 어느새 잠이 들어있네요 ^^


포즈도 차암~~~~

너무 씩씩하게 생활하고 있어서 아무렇지도 않을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나봐요.
25일에 가족들 모여서 오장동에 냉면을 먹으러 갔거든요.
다인이 냉면 먹는 속도가 느려서, 할머니께서 "얼른 먹고 다인이네집에 가자~"
라고 몇번 말씀하셨는데 다인양 얼굴이 약간 이상하더라구요.
그러더니 "다인이네집에 갈거야" 라고 말하고선
주차장으로 가는 길에 아빠한테 안겨서 계속 울더라구요.
왜 우냐고 물어보니 다인이네집에 가고 싶다고.... ㅠㅠ

전날밤에 할머니와 산보나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이제 다인이네집에 가자~" 라고 했더니
다인이가 "아니야, 친할머니집이야.." 라고 했다던데...
우리가 지금 지내는 곳은 할머니집이고,
다인이네집에는 못돌아가는걸 알고 슬퍼하나 봐요.
나름 구분해서 생각하고 있다는걸 알고 너무 마음이 아팠어요 ㅠㅠ
그래도 전혀 내색안하는 속깊은 다인양... 울고불고 떼라도 쓰면 좀 나을텐데..
언제나 이 피난생활을 마칠 수 있을까..?  우울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