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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보 톡톡/천리안 다이어리

지진이 와도 토토로컵은 챙겨야 한다?!

by 네보 2005. 8. 16.


울나라 뉴스에도 나온것 같은데,
오늘 아침에 내가 살고있는 지역에 꽤 큰 지진(M 7.2)이 있었더랬다.
물론 둘다 무사하고, 집에도 아무런 피해가 없었으니 다들 걱정은 마시길~

암튼 막 신랑을 배웅하고(요즘 방학이라 늦게 학교간다.. 근데 방학에 왜 학교를 갈까? ^^),
내가 좋아하는 고시엔(고교야구)을 보고있는 중이었는데, 화면위에 지진안내 자막이 뜬다.
에게? 겨우 진도1? 저걸 지진이라구........ 하믄서 무시!
근데 이게 아마도 전조였나보다.. 나중에 알고보니 진앙지에 가까운 지역이었다는..

계속 tv를 보고 있는데 뭔가 이상.. 앗~ 흔들린다~~ 쫌 심하다~~
일본와서 첨 겪는 많이 흔들리는 지진이라 첨엔 쫌 당황했는데
역쉬 이런데 감정적인 반응느린 네보... (놀라도 나중에야 반응이 온다는 --;;)
흔들거리면서 일단 가스불부터 확인... 음.. 꺼져있군.. OK!
지갑과 귀중품 옆에 있나 확인.. 있군.. OK!
(이때 재난가방 챙겨야할까? 잠시 생각했다 흔들리는데 걸어다니는게
더 위험할듯 싶어서 멈추면 꺼내놓자고 맘먹음..)
원래 피난할 수 있도록 창문과 문을 열어놔야 한다던데
울집은 요즘 온갖 창문과 문(현관만 제외!)을 다 열어놓고 사니까 그건 생략~

전등 떨어질 수 있으니까 비교적 안전한 안방구석 이불위에 앉으려고 부엌에서 방으로 돌아오다
얼마전 저스코에서 무지 싸게 산 토토로 유리컵이 식탁위에 있길래
이거 깨지면 안돼!! 싶어서 손에 쥐고 방으로 돌아와서 지진이 멈추길 기다렸다..
보통 30초 이내면 멈춘다는 얘기를 들었으니까..
혹시 tv대 위에서 떨어지면 불날까봐 tv도 끄고..

옆으로 꽤 흔들렸던 터라 얌전히 앉아있었는데..
tv 위에 있던 인형들 다 떨어지고, tv대 위에 있던 얇은 책꽂이 넘어가고,
화장품들 넘어지는 것 까지는 괜찮았는데
앗... 프린터가 약간 밀리는게 보인다!! 싶어서 얼른 일어나 제자리로 옮겼다.
옮기는 와중에 지진은 멈췄다는....

얼른 다시 tv 켜고, 속보가 나오길 기다리면서 집안을 점검..
몇개 장식품들 쓰러진거 외에는 전혀 깨끗~~~
예전에 방송 봤을때는 집안의 유리제품은 모조리 떨어져 깨져있던데,
이렇게 흔들렸는데도 깨끗해서 오히려 약간 실망(--;;) 했다는 ㅋㅋㅋ

속보에서 멘트 버벅대는 여자아나운서 보면서 으으... 왕 짜증~~
왜저렇게 당황하는기야??
생각보다 진앙지가 육지에 가까워서인지 동북지방과 관동지방에 걸쳐
위아래로 꽤 길게 지진이 있었더랬다. 심지어 동경까지 흔들렸으니까..

뉴스 보고 있는데 신랑이 집에 뛰어들어왔다..
차몰고 가다 잠깐 서있는데 흔들리길래 혹시 브레이크 잘못 밟았나 했더니만
옆의 가로등과 저 끝의 다리가 흔들리고 있더라.. 지진이구나! 싶었다구.
집에 계속 전화했는데 연결이 안돼서 걱정되서 걍 왔다구..
집전화와 인터넷은 멀쩡했는데 아마도 핸드폰통화가 안되는 모양이었다.
다시 걸어봐도 역시 핸드폰만 걸고받는게 안된다..
몇몇 아는 분들께 전화 드리고(한동안은 계속 전화연결이 안되더군..)
쫌 진정한 후에 다시 학교 복귀...


이제 4시간쯤 지났는데도 큰 지진은 지진이었나보다~~
아직도 방송이 난리다...
이럴때 많이 느끼는 건데 천재지변 없는 땅이 젤로 살기좋은 곳이다!!
어떤 면에선 일본사람들이 불쌍하게 느껴진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