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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보 이야기/Who?

네보의 라식수술 체험기~ 개봉박두!!

by 네보 2001. 9. 5.



*  네보의 라식수술 체험기~ 개봉박두!!

라식정보는 없슴돠~ 알아서 찾아보세염~ 그/러/나!!
네보가 어떻게 시력을 되찾았는지 궁금하신 분덜은 클릭하세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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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렌즈와 함께한 12년.... 라식수술 결심하기까지~


    또렷하게만 보이던 칠판의 글씨가 흐릿해 보이기 시작하고,
    안경 쓰면 얼굴 변한다는 울 아부지의 확고한 신념에 따라 89년, 드디어 소프트렌즈를 끼기 시작했죠~

    도중에 오른쪽은 소프트, 왼쪽은 하드렌즈를 끼는 엽기적인 행각도 벌이긴 했지만
    그래도 어언 12년을 렌즈와 더불어 살았는데.... 이게 웬일?
    뻘건 토끼눈이 거울 반대편서 내 얼굴을 쳐다보고 있는게 아닌가나? --;;

    병원가기 뒤지게 싫어하는(아는 사람은 다 알져~) 무식한 저마저도 병원으로 몰고간 건..
    바로바로 렌즈부작용으로 인한 염증!! 쿠쿵!!
    지금까지 소독도 제대로 안하고, 끼고 그냥 자기도 했지만 한번도 염증 안생겼었는데.. 흑흑 T.T
    이것이 8월 25일의 일이었어요..

    일주일동안 안경만 쓰고 다니면서 치료받던 와중에 라식수술을 하라는 권유? 강요?를 받고
    수술날짜까지 잡았었는데, 내 눈을 맡기기엔 그 병원이 너무나 마음에 안들었어요..
    왠지 내가 환자가 아니라 돈벌어다주는 봉이 된 듯한 느낌.. 너무 강요당한다는 생각과 함께
    무조건 현금으로 수술비 내라는 의사의 말에 확~ 열을 받았죠.. 현금은 300만원, 카드는 310만원이라나?
    다음 말이 더 가관!!  만원짜리보다는 수표로 갖고 오는게 편할 거라구...

    즉시 인터넷을 뒤지기 시작했고(오호홋^^ 난 네티즌~)  여러 병원을 살펴보다가
    원장이 직접 라식수술을 받았고, 의료상담을 가장 충실히 하는 병원을 찾아냈어요..
    게다가 게시판에 올린 제글을 보고 그 병원에서 수술받은 분이 더 싸게 수술받을 수 있도록
    전화해주겠다는 거여욤~ 오호라~ 이렇게 고마울 데가!!  

    인터넷으로 예약하고 가면 검사비 20만원이 공짜라 얼른 예약해버렸고,
    시력검사, 안압검사, 동공크기측정, 각막지형도검사, 조절마비검사, 동공두께 측정 등의
    검사결과 각막두께가 542, 시력은 -4 디옵터 가량, 왼쪽 난시가 -2.75, 동공크기가 7.5

    라식수술에 있어 가장 중요한건 각막두께인데 두꺼우면 두꺼울수록 유리하다고 ^^
    일반적으로 500정도인데 전 두께가 충분해서 라식수술 하기 좋은 데다가
    보통 라식검사를 하면 10명에 1~2명은 수술부적합 판정을 받는데...
    하고싶어도 못하는 사람도 많은데 이정도면 복 받은게 아닐까나??

    그래도 수술을 결심하기까지는 이런저런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아무래도 눈이잖아요?
    하지만 검사 및 수술을 받으려면 소프트의 경우 일주일,
    하드의 경우 이주일 동안 렌즈를 뺀 후에야 가능하기 때문에
    만약 수술을 다음으로 미루면 그때 또 일주일동안 안경만 써야 했어요..
    수술을 결심한 이상 더 미룰 필요가 없었죠... 이젠 안경쓰기 넘 귀찮고 싫었으니깐~

    D-day는 2001년 9월 5일, 아침 10시!!
    누구는 공양미 300석에 눈을 떴는데, 이제 난 만원권 260장으로 시력을 되찾는구나~~ 아흐~~~



  • 라식수술날 스케치....


    수술당일 아침, 9시 반까지 오라는 말을 철썩같이 지켜 정각에 도착했더니만
    "아유~ 정말 일찍 오셨네요.." 힝~ 코리안타임식으로 늦게 갈걸 그랬나?
    수술 후에도 그냥 집에 갈수 있다고 해서리, 대담하게도 수술 받으러 혼자 갔었는데...
    다들 혼자 왔냐고 물어봐서 혹시나 집에 못가는건 아닌가? 하는 생각에 약간 불안해졌죠..

    수술 전에 다시 한번 검사를 하더라구요?
    혹시나 그동안 눈에 변화가 있는건 아닌가, 수술에 적합한가를 또한번 확인한다고 하네여..

    제가 간 병원은 수술실창이 유리로 되어 있어 밖에서 안을 그냥 볼 수 있는 곳이어서
    수술실 안에 있는 커다란 기계와 검은 의자를 보며, 좀 있으면 내가 저기 있겠구나.....
    멍하니 구경하다 시간이 되서 가운 입고 얼굴 소독하고 눈에 마취제를 넣고
    수술시 주의사항을 듣고 나서야 수술대에 누울 수 있었어요..

    다른 사람은 전부 초록색 옷에 마스크에 모자를 쓰고 있어 야~ 스머프다~(에고에고 --;;)
    그게 아니라.. 헤헷.. 그때 그렇게 생각했다는 거죠~ 물론...

    천을 얼굴에 덮을 때 눈을 아래로 내리깔라는 말을 잘못 알아들어서 고개를 숙이려고 하는
    해프닝도 있었구, 구멍난 천에 테이프가 붙어있어 눈꺼풀과 눈밑 피부를 각각 위아래로 잡아당겨
    최대한 눈동자가 크게 드러날 수 있도록 한 후에 링 같은 걸로 눈을 눌러 크게 벌려놔요..
    속칭 눈을 까뒤집는다고 하죠? 거의 그런 상태였어요..

    그리곤 눈을 씻는 건지. 소독약을 거의 붓다시피 한답니다.

    수술전에 주의사항을 말해줄 때 가장 강조하는건
    계속 빨간불을 쳐다보고 있으라는 거하구, 각막절편을 만들때 잠깐 깜깜해 지는데
    순간적으로 당황해서 눈에 힘주거나 눈동자를 움직일 수 있으니까 당황하지 말라는 거예요..

    정말 그렇더라구요.. ^^
    신나게 소독약을 눈에 붓고 열쒸미 빨간불만 보고 있는데 이제 안 보일테니까 조금만 참으라고
    말하더라구요..
    아참~ 수술도중에 계속 의사선생님이 뭐 할거라고 어떻게 하라고 말씀해 주세여~ 아주 고맙져 ^^
    커다란 각막절삭기가 옆에 오고 잠시 깜깜해졌어요.. 암것두 안보였음 --;;

    그래두 간호사언니 말을 떠올리며 당황하지 말자~ 아까 빨간불이 있던 데를 보자~
    한 15초 정도 지났나? 흐릿하지만 주변 광경이 다시 보이기 시작하더군요..
    이제 레이저 쏠테니까 빨간불 잘 보고 있으라고, 금방 끝날 거라고 하시더라구요..

    찌지직~ 탁탁탁~ 경쾌한(오호홋 그른가? --;) 소리가 30초쯤 계속 되고,
    빨간불은 이제 얌전히 있는게 아니라 불꽃놀이처럼 춤을 추는 듯이 움직여서
    "우와~ 예쁘다.."(흐음 엽긴가?)
    감탄하면서 보고 있었어요.. 꼭 백남준의 비디오아트 보는 기분이었음..

    그리고나선 다시 절편을 덮는데 눈 움직이지 말라고 하셔서 열과성을 다해(^^) 안움직일려구 했구요,
    덮고난 후 소독약을 또 잔뜩 붓고는 눈가에 붙였던 천을 떼내는데 그 때 눈을 감으면 절대 안되구요!!
    솔직히 말해 테이프 뗄 때가 수술 중 제일 아팠어여 -- ;;(힝~ 왜 수술이 안아프다구 거짓말한기야?)

    먼저 오른쪽눈을 하고 다음에 왼쪽눈을 했죠.. 똑같은 과정이었어요..
    다만 다른건 일단 한쪽을 하고 나니까 별거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부담없이 시키는 대로 했죠..
    정말 순식간에 수술은 끝이 났어요..  한 15~20분 정도 걸렸나?

    수술하는 동안 내내 간호사언니가 "암것두 걱정할 것 없어. 금방 끝날꺼야"라고 말하는 듯이
    제 손등을 톡톡 두드리면서 안심을 시켜줘서 하나두 불안하지 않았어요..

    "수고하셨습니다"라는 말을 들으며 수술대에서 일어나 회복실로 가는데
    약간 뿌옇긴 하지만 수술장비랑 수술가운 같은게 보이니까 약간 어지럽고 이상하더라구요..
    잠시 눈 감고 누워있다가 살짝 떴는데 정면에 있는 시계바늘이 보였어요.. 정확히 10시 40분이었죠!!
    어라? 시계가 보이네? 거참 이상하다~ 이게 웬일이지? ^____________^

    한 30분 정도 누워있으면서 눈을 떴다감았다 여기봤다저기봤다 굴려봤다 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눈이 조금씩 시려지더라구요.. 왼쪽눈은 수술 안받은 것처럼 아무런 느낌이 없는데
    오른쪽눈은 속눈썹이 눈에 들어가서 굴러다니는 듯한 이물감이 조금씩 느껴지구요..

    커피 퍼콜레이터의 칙칙거리는 소리를 들으면서 아주 조용~한 회복실에 누워있노라니
    왠지 세상에 나밖에 없는 듯한 생각도 들고, 차분해지는 것이 기분 좋았어요..

    30분쯤 후에 검사를 받았는데 눈이 시리고 불빛 쳐다보기가 어려웠구요,
    시려서 그런지 눈물이 조금씩 나더라구요.. 신기하게도 오른쪽눈만!!  시력은 0.8 정도 나왔구요..
    제 눈을 검사한 의사선생님 曰, "벌써 아물려고 하네여?"
     
    혼자 수술받고 혼자 집에 간다니깐 택시를 잡아주겠다고 하질 않나,
    혹시나 선글라스를 안가져왔을까봐 고글까지 찾아서 건네주는 마음씨에 또한번 감동을 받았어요.
    병원 한번 잘 선택한거 같죠?

    사람들이랑 부딪치지 않도록 조심하며 지하철 타고 집에 돌아왔어요.. 집에는 아무도 없었구요..
    마취가 풀려서인지 시리고 이물감이 느껴져서 얼른 안약 2가지를 넣고 눈에 보호대
    (꼭 양들의 침묵에 나오는 한니발의 가면하구 같은 느낌이여요~)를 테입으로 자알~ 붙이고
    잠을 청했죠... 만병통치약은 역쉬 잠밖에 없으~~~~ 행복해라~~~

    잠들기까지는 수술이 잘됐을까? 하는 걱정이 들어 좀 뒤척뒤척하다가 어느 순간 잠이 들어버렸죠..

    한 2시간 정도 자고 일어났는데, 책장에 있는 책제목이 보여서 너무 이상했어요..
    잠결에 "아~ 렌즈끼고 그냥 잤구나.."하는 생각이 들어 주섬주섬 식염수랑 렌즈통을 챙기려고 하다가
    "나 수술 했지, 참!!" 웃어버렸답니다..

    텔레비젼도 켜보고, 창밖도 쳐다보고, 약간 뿌옇긴 하지만 선명히 보이더군여..
    갑자기 포도쥬스(웰치스라고도 하죠!)가 먹고 싶어 집앞 가게에 가서 사오는데
    길거리에 있는 간판글자들이 넘 선명하게 보여 신기하기도 하고, 황당해서 피식피식 웃었구요..

    집에 들어오던 순간 전화벨이 끊기구 바로 핸드폰으로 전화가 와서 누군가나 했더니만
    제가 수술 받은 병원 원장님.. 친절하게도 확인 전화까지!!
    (흑흑.. 좀전에 수술하구 밖에 나갔다구 혼났음 --;;;)

    제방 텔레비젼 옆에는 정품 매트릭스 비디오테입이 있답니다~ 케이스까지!
    그걸로 시력이 좋아졌나 테스트하는데.. 점점 시간이 지날수록 뿌옇게 보이던게 사라지더라구요..

    너무 신기해서 그날 저녁엔 계속 엉덩이에 불난 고양이처럼 왔다갔다 요거봤다 조거봤다했죠..
    이렇게 저의 라식수술 하루는 끝이 났답니다~~~



  • 라식수술 후 일주일....


    맨날맨날 머리 감는 습관이 있는 저한테 가장 괴로운것은 머리를 못감는 거였어요 --;;
    물론 세수도 못하죠.. 옛날 제가 어렸을 때 썼었던 가제수건에 물 묻혀서 고양이 세수만 했답니다..

    수술받고 1일, 1주일, 1달, 3달, 6달마다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아야 해요..
    그래서 수술받은 담날 역쉬 지하철을 타고 병원엘 갔죠..
    한강을 건너가는데, 그날따라 날씨가 무쟈~게 좋았거든요?
    흐어~~ 강물이 반짝이는 거하며, 초록색 잎사귀들이 눈에 쏟아져 들어오는 듯한 느낌이 들었어요..
    너무너무너무 색깔이 선명하고 이쁘더라구요!! 그때 "나 정말 수술잘했구나" 하는 생각을 했죠..

    시력검사를 했는데 오늘은 0.9가 나왔어요.. 점점 눈이 좋아지고 있는게 느껴지네염~
    일주일동안 항생제랑 소염제 잊지말구 하루에 4번씩 자알~ 넣고, 눈비비지 말구,
    당분간은 화장하지 말구.. 등등 주의사항을 듣고 병원을 나섰죠..

    일부러 집에 일찍 안들어가고 거리를 여기저기 쏘다녔답니다~~
    어두운 곳이나 공기 안좋거나 지하에 가면 약간 흐릿하게 보이긴 하지만,
    공기 좋거나 지상에서는 선명! 그 자체로 잘 보였어요..

    안경 맞출 때 교정시력을 넘 높게 하면 어지럽잖아요? 지상에서는 제 증상이 딱 그거였어요..
    약간 어지러운거..
    좋아진 눈에 몸이 못따라가려니... 하고 웃어넘겼답니다~ (이게 말이 되나여? 쯔업~)

    집에 와서 도저히 못참고 머리감고 샤워를 했어요.. 더운물 쓰면 수증기 때문에 안좋을까봐
    거의 찬물로 했져~ 그나마 날 더우니까 다행이지.. 헤헷 ^^

    5일째 되는 날 처음으로 가제수건을 안쓰고 물세안을 제대로 했답니다~
    물 안들어가게, 눈 안비비게 얼마나 노력을 했는지.. 잠잘땐 꼭 보호대 하구!!

    .......그리고 일주일이 되었죠..
    아주 깨끗하게 아물었다고 하네염.. 시력은 1.0하구 0.9가 나왔구여.. 앞으로 더 좋아진다는군여..

    라식수술.. 사실 전 기대를 별로 안했어요..
    그냥 집에서 텔레비젼 보구, 길거리 잘 다니구, 사람 얼굴 구별하고, 버스번호 헷갈려서 타지 않을 정도면
    되지 않을까나.... 이세상 뭐 볼게 그리 많다구 적당히 안보이는 것도 좋지~ 머~
    가벼운 마음으로 받았는데.. 생각 이상으로 잘 보여서 넘 조아여~~

    검사만 철저히 받고, 관리만 깔끔하게 하면서 자알 살면 한번 받아볼만한 수술인 것 같아요..
    안경과 렌즈가 없어도 되는 세상은 넘 깨끗하고 편하답니다!!!


    p.s 힝~ 나 식염수 많은디.. 렌즈세척제도 새건디.. 단백질 제거제도 있는디.. 아깝지만 이제 버려야지!